'평범하게 산다'의 의미가뭘까
아마 남들만큼 산다는 걸 거다.
그럼 '남들만큼'의 '남들'은 누굴까. 아마 나와 비슷한 환경, 비슷한 배경을 가진 내주변의 사람들이겠지.
결국 '평범한 수준'이란 일반적인 사람들의 평균 수준이 아니라, 각자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평균치정도다.
지금 나는 '평범하다'라는 개념이 절대적인게 아니라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무의식중에 내 자신의 인생 속도에 너무 압박이 느껴질 때가 있다.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내 속도가 너무나도 느려보이는 거다.
27인데 아직 경제력이 없다니! 직장이 없다니!
근데 너무 좁은 시야로 내 주변만 보면서, 쫄려있는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눈만 조금 들어 넓게 보아도, 평범함의 기준 조차 달라질 수 있는건데.
속도 속도 속도! 성과! 취업! 결과!
그 누군가들의 속도에 대해 내가 너무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씁쓸하다.
내 주변에 나를 맞추며 살지 않겠다고 스스로 늘 다짐하지만, 한번씩 이런 쓔잘데기없는 부정적 감정이 들 때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구나 싶은거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정신승리하는 법을 아주 잘 알고있다.
주로 이런 식이다.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고 마라톤이다!
그래서 먼저 출발한 것보다 누가 더 오래 뛰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달리다보면 누구나 숨이 딸리는 시기가 오는데 그때 누가 끝까지 뛰느냐는 달리는 '이유'를 알고 있냐 모르고 있냐에 달려있다는 것.
나는 달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2년 반동안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것.
이제는 조금씩 내가 이 마라톤을 왜 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다는 것.
내 정신승리 알고리즘은 이런 식이다 ㅋㅋㅋ
100세시대, 평생 돈 벌 시대에 그까짓 1-2년에, 그것도 아주 뛰어난 사람들로 가득한 내 주변을 보고 속도에 너무 압박느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스스로 위안해본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27살의 모습은 이런게 아니었어서 그 점에 있어서 스트레스가 심하게 올 때가 있는 듯하다.
나는 늘 가장 빨리 성취하는 사람이었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내는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27살에는 또 어딘가 앞서나가 있는 빛나는 사람일 것만 같았다
지금 나는 딱히 자랑스러운 딸도, 자랑스러운 여친도, 자랑스러운 친구도 아닌 것 같다.
과거에 내가 생각한 지금의 모습과 오늘의 내 모습의 불일치가 극심하게 느껴질 떄, 좌절감도 극심해진다.
그치만 나의뛰어난 회복탄력성 덕분에 다시 한 번 정신승리를 위한 알고리즘을 가동시킨다.
이제부터 열심히 달리면 된다. 치열하게 2달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했으니.
이젠 두려워하지말고, 머뭇거리지도 말고, 쓸데없는데 시간쏟지도 말고. 세팅된 목표를 향해 무대뽀 전진하면 된다.
'나는 지금 심지어 평범한 정도도 아니고 꽤 늦은거 아니야?' 라고 말하는 나의 한 자아에게 말한다.
늦었다고 생각한만큼 더 절실하게 달릴거야 올해 상반기는!!!!!!!!!!
자존심이 부서지던 그 순간들, 그 느낌들마저도 나를 쉬지않고 절실하게 달리게 하는 힘으로 사용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또 내게 말하고 싶다.
"좌절하지 마라!"
여전히 난 특별하다. 나만의 스토리가 있고, 나만의 깨달음 꾸러미들이 두둑하다.
사실 평범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다. 같은 것을 보아도 남과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굳이 이 사회의 평범한 속도에 맞추지 못한 나를 자학할 필요가 없는 진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나의 아픔도 좌절도 후회의 기억들도 다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원천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평범하지 못해 좌절하지 말고, 나만의 생각이 없을 때 좌절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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