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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코멘터리/신문으로 만난 세상

청년을 바라보는 불편한 프레임

"불편한 프레임이 가져다주는 불편함"


청년들아 행동해라.

중앙일보의 오늘자 칼럼들을 읽는데 유독 저 메시지로 모든 칼럼의 명제가 연결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여러 곳에서 낙방하고, 좌절하며 아직도 졸업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으로서 저 메시지들이 유독 눈에 민감하게 들어온다.

이런 글들을 읽을 때마다, '이상'과 '현실' 중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선택들을 해야하는가에 관한 복잡한 생각들이 마음 속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런 세태가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매우 걱정스럽기도 하다. 

앞의 단기 목표에 집착하기보다 미래에 투자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어디쯤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취준생들의 30프로가 공무원을 준비하는 현실에 대해 밑에 첨부한 칼럼의 기자가 이런 말을 했다. 


저 기자의 시각대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쫓는 일이 당장 눈 앞의 편안함만 좇는 일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곧 없어질 직업에 투자하는 당신'이라는 칼럼의 제목은 왜인지 모르게 불편함을 자아낸다.

 '미래'를 보며 '도전'하지 못하는, '안정'만 추구하는 안타까운 '젊은이'로 저들을 바라보는 기자의 프레임이 불편하다.




막상 대기업 바늘구멍 뚫고 들어가도 20년도 안된서 짤려나간다는데.

우리의 기업 구조에서 여자가 애키우면서 직장까지 버티기는 더 힘들다던데.

창업 한번 했다가 말아먹으면 신용불량자 된다던데.

막상 우리가 커오면서 배웠던 것은 이름있는 학교에 가라, 이름있는 직장에 가라. 이것뿐이었는데.

뭐 다 떠나서. 지금 내가 딛고 있는 현실에서 어찌저찌 일자리가 없어 당장 밥벌이도 혼자 못하고 있는 청년에게.


과거의 영광을 보며 공무원을 선택하는 것을, 안쓰럽게만 볼 수 있나?


하고 싶은 일? 물론 찾으면 좋다.

어쩌다보니 특히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관한 고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 왔다.

그런데 이 고민들의 이유도 결국엔 확률을 높이고 싶은거다. 내가 이 사회에서 밥벌이할 수 있는 그럴듯한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확률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알고 그것을 위해 평소에 꾸준히 노력하면, 그것이 다른 사람 눈에도 드러나, 나도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거.


왜 좋은 직장을 고민할까. 결국엔 남들만큼 먹고 살고 싶어서다.

먹고싶은거 먹으며 내 집에서 살고. 부모님도 도와드릴 수 있고. 친한 친구들에게 밥 한끼 사줄 여유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쪽팔리지는 않게 살았으면 좋겠고.


결국 '미래의 유망한 산업'을 고려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이상도 내가 먹고 사는 문제와 절대 분리될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지금의 27살때까지 배워온 교육의 가장 상위개념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해야 할 기회도, 필요성도 전혀 배우지 못하고 살았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고민을 하더라도 결국 현실의 문제들의 압박을 이길 수 없는거다.


어느쪽이 됐든, 결국 우리의 선택도 우리가 사회에서 배운 반복적인 학습의 결과다. 

그리고 그 학습을 토대로, 자기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선택하고 살고 있다는거다.



'언제나 미래에 살아라'라는 말은 그런 '보장되지 않는 불확실성도 견딜 줄 알아라' 라는 말로 해석된다.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것들을 빨리 개척해야하는 것도, 주커버그처럼 미래를 보아야하는 것도, 직업이 앞으로도 바뀔 것이라는 것도. 

모두 그럴듯한 미래의 인사이트다. 

그런데 여기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이 가져다줄 '배고픔'을 감수할만한 '용기'를 가지라고. 어느 누가 그리 쉽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런 용기를 가지기까지 필요한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들의 개선을 말하지 않고, 가장 먼저 용기를 논한다면

저 기자의 문제제기는 그저 불편한 프레임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장하성 교수님의 말씀도, 다른 기자들의 칼럼도 마찬가지다.

젊은이들에게 이제는 행동하라고, 바뀌라고 말하긴 하는데. 

우리의 현실에서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에 대한 지침이 없어서 자꾸 공허하게 들린다.

당위는 충분한데 현실과의 접점에서 어떻게 해야할지는 아직도 전혀 모르겠다는거다.


하고싶은일 나도 찾고 싶다. 

그리고 사회의 부정의에 대해 뭔가 썩어빠졌다고 나도 당당하게 말해서 사회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당장 내 먹고 살 문제와 어떻게 조화를 시키며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것의 스타트업과 창업 경험을 가지고도, 스타트업에서 일하는게 꺼려지는 내 언행불일치의 이유이기도 하다.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이것만보고 작은 회사라도 가야할지. 

아니면 주변 친구들처럼 어쨌든 대기업들 쓰고, 그래서 나 먹고 살 수 있는 연봉은 주는 회사로 가야 할지.

오늘의 삼성이 10년 후의 삼성이 아닐건 알겠는데, 그 10년을 보고 내가 하고 싶은 분야로 갈만큼의 용기가 내게 있는지. 

아니 그만큼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확신이 있긴 한건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는 일과, 먹고사는데 그래도 아직은 먹고살기 좋아보이는 직장을 고르는 것중 어떤 식으로 사는게 더 행복한 삶이 될지.

뭐 내가 답을 내려야 하겠지만, 어쨌든 청년들도 다 각자의 상황으로 미친듯이 고민하고 있단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단편적으로 청년들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적어도 다들 치열하게 갈등하고 선택했을 것이라는 공감부터 먼저 해주는건 어떨까.


 

[장하성 칼럼] ‘헬조선헤븐 대한민국으로

[중앙일보] 입력 2016.01.12 00:55 수정 2016.01.12 01:11 | 종합 31 지면보

20대와 30대의 젊은 세대들이 한국의 현실을헬조선’, 지옥 같은 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자신을 착취하는 최저임금 이하의 일자리라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며열정노동이라고 자기기만에 취해 있었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임금과 고용의 극심한 격차도 각자의 노력과 능력에 따른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면서나는 차별에 찬성한다 했었다. 하지만 이제 기성세대가 만들어준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구조에 순응해 왔던 20대와 30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역설적으로헬조선외침에서 한국 미래의 희망을 찾을 있다. 2030 세대가 희망이 없는 구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정의롭지 못한 체제에 순응하면서 아프다고 징징대며 자기계발이나 힐링 따위에만 몰입한다면 한국은 미래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전쟁 이후에 부모세대보다 못살게 되는 최초의 세대가 것이다. 이제 그들은 늦게나마 현실을 제대로 보기 시작했고, 원인이 금수저, 흙수저로 대변되는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구조에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사실에서 희망의 씨앗을 본다.

 일부 기성세대들은 청년세대들이 자신의 조국을지옥이라고 하고, 그것도 대한민국이 아니라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 못마땅해 한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외치는 헬조선과 수저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가지 기사가 있었다.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열심히 노력하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도 이룰 있다 말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 금융계에서 토종 한국인으로 성공한멘토흙수저 탓만 하는젊은 세대에게하늘이 감동할 만큼 노력해 보았느냐 물었다는 기사다.


 두 사람 모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그뿐 아니라 그들이 젊었을 때에는 취업은 당연한 것이었고 비정규직이나 인턴이라는 자체가 없었다. 임금 격차도 매우 적었고, 근면성을 발휘하면 대통령이나 세계적 금융가는 아니더라고 행복한 가정을 이룰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이에게는 하늘이 감동할 만큼 노력해도 꿈의 직장은 로또일 뿐이며, 절대다수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결혼과 출산까지도 포기하고 스스로 쓸모 없는 잉여라고 자조하고 있다. 여기에노력하면 된다멘토질 하는 기성세대는 자식의 취직 청탁을 할지언정 대부분의 남의 자식들이 직면하고 있는 헬조선을 이해할 없다.

 헬조선 수저론이 담고 있는 핵심은한국은 노력한다고 되는 나라가 아니다 말이다. 그렇기에 공고한 기득권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희망이 없다는 세상을 바꿀 수도 없고, 바꾸고 싶지도 않다. 미래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도 엇갈려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다. 한국갤럽의 1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는 10 중에 각각 7명과 8명이잘못하고 있다 하는데, 50대와 60 이상은 10 중에 각각 5명과 8명이잘하고 있다 한다. 세대 평가의 차이는 오랫동안 한국 정치의 갈림선이었던 호남과 영남의 지역 차이보다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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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같은 시대에 함께 살고 있는가를 의심케 정도로 같은 세상을 정반대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다른 한국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헬조선의 당사자인 2030세대가 스스로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 나만은 바늘구멍을 통과할 있다는 최면에서 깨어나 우리 모두가 서로를 밀어내야 하는 바늘구멍 경쟁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같은 노동을 하면 같은 임금을 달라고 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임금을 요구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비정규직이나 인턴을 없애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아이만 당첨되는 요행을 바라지 말고 우리 아이들 모두가 국공립 유치원과 보육원에서 자랄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옆집 아이가 하니 아이도 없다고 하지 말고, 모든 학부모가 함께 선행학습을 거부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법으로 금지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거창한 구호나 세대정신도 필요 없다. 내가 고통받고 있는 자신의 현실 문제를 바꾸는 행동으로 충분하다. 헬조선의 깨달음을 세상을 바꾸는 행동으로 이어갈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오고 있다. 4 총선과 내년 대선이다. 정치 말고는 세상을 바꿀 방법이 없다. 번의 투표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2030 세대가헬조선 현실을 정치적 이슈로 만들고 투표에 참여한다면 세상은 바뀐다.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산다. 고통받는 이들이 행동하면헬조선헤븐 대한민국으로 바꿀 있다. 헬조선으로 분노한 2030이여, 이제 행동하자.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 교수



[출처: 중앙일보] [장하성 칼럼] ‘헬조선헤븐 대한민국으로

 

 

[분수대] 없어질 직업에 투자하는 당신

[중앙일보] 입력 2016.01.12 00:59 수정 2016.01.12 01:13 | 종합 31 지면보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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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취준생(취업준비생) 화두는 공무원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만 봐도 쉽게 있다. 지난해 청년층(15~29) 취업시험 준비자 가운데 34.9% 일반직 공무원 시험 준비자였다. 이미 존재하는 직업은 물론 앞으로 생겨날 많고 많은 직업 가운데서 공무원을 하겠다고 준비하는 사람이 무려 열에 서넛이나 된다는 얘기다.

 젊은층의 공무원 선호가 아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취업난으로 원하는 일자리는 보이지 않는데 시험 번으로 평생 안정성이 보장되는 직장이라는 생각에 공무원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이런 세태가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매우 걱정스럽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기보다 과거에만 발목이 잡혀 있는 같아서 말이다. 저커버그는 대학 시절 만든 페이스북 하나로 세상 사람들의 성향과 디지털 인맥까지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고, 중국은 유인 드론을 내놓는 세상이다. 그런데 우리는 없이 안정된 삶을 살겠다며 과거에 좋았던 직업인 공무원을 아직도 꿈꾸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선 이미 지났다. 많은 전문가가 현재의 직업 대다수가 멀지 않은 미래에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 내놓는다. 심지어 요리사나 기자 같은 어느 정도 전문성이 필요한 일도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란 비관적인 관측이 많다. 아무 전문성 없는 사무직이야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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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에 정보기술(IT) 분야의 빅데이터 분석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등은 여전히, 아니 점점 필요한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일인지 분야의 구인난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미 10 전쯤에도 달라진 세상에 준비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요란했지만 다들 당장 눈앞의 스펙·학벌··명성만 좇았다. 그런데 아직도 공무원에 목을 맨다. 미래를 보지 않는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앙숙인 조세 모리뉴 첼시 감독에게 한때실패 전문가(specialist in failure)”라고 조롱당했다. 하지만 모리뉴가 성적 부진으로 첼시 감독직을 떠난 지금도 벵거는 꾸준한 성과를 끌어내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는 비결의 하나로 나는 언제나 미래에 산다 말한 적이 있다. 눈앞의 단기 목표에 집착하기보다 미래에 투자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어디쯤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안혜리 뉴디지털실장



[출처: 중앙일보] [분수대] 없어질 직업에 투자하는 당신

 

[글로벌 아이] ‘위안부문제, 젊은이들과 정부

[중앙일보] 입력 2016.01.12 01:03 수정 2016.01.12 01:16 | 종합 30 지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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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문제가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 우리 정부의 발표 이후 미국에서 만난 한국의 젊은이들이 자주 떠오른다.

 대학생 뮤지컬 감독 김현준(25) 그중 명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 맨해튼 오프 브로드웨이에 뮤지컬컴포트 우먼(COMFORT WOMEN)’ 올렸다. 미국인들이 위안부 문제를 너무도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위안부 문제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해 것이 뮤지컬이었다.

 그는 기획부터 제작과 연출까지 도맡았다. 영어 대본도 자신이 썼다. 대학생의 없는 도전이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제작비 마련이었다. 국내 대기업들의 후원을 기대하고 e메일을 보냈지만 받지 못했다. 도움은 다른 곳에서 왔다. 한인 가게는 정상가의 4분의 1 옷감을 내줬고, 배우와 스태프들은 보수를 일절 받지 않겠다며 힘을 보탰다. 뮤지컬은 어렵사리 막을 올릴 있었다.

 김 감독은 요즘 새로운 도전을 진행 중이다. ‘컴포트 우먼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일과, 한국과 중국에서의 공연이다.

 김자혜(37) 허드슨문화재단 대표 있다. 그는 2014 뉴저지주 유니언시티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되도록 주역이다. 유니언시티 교향악단 예술감독이기도 대표는위안부 문제는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세계 여성의 보편적인 인권 문제라고 관계자들을 설득해 냈다. 기림비는 정부에 의해 맨해튼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세워졌다. 대표는 위안부 피해자의 참상을 다룬 연극컴포트(COMFORT)’ 만들어 브로드웨이에 올리기도 했다. “연기인데도 너무 무섭고 공포스럽다 말하던 미국 배우들의 표정과 객석에서 몸을 떨던 관객들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 속에 또렷하다. 대표는 지난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그림대회를 한국과 미국에서 열고 전시회를 했다. 그는 행사를 매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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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대표를 비롯한 많은 한국 젊은이의 노력과 분투는 자발적이다. 누가 시켜서 것이 아니다. 정부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외교부와 현지의 영사관은 오히려 뒷짐을 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이 새삼 생각나는 것은 위안부 문제의 참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세계에 계속해서 알리는 일이다. 감독은수많은 사람이 알게 되면 일본이 역사를 지우려 해도 지울 없고 지워지지 않을 이라고 말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위안부 문제의 만행을 알게 세계 각국 사람들은 누구나 충격을 받는다. 그러곤 제대로,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교육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오래전부터 역점을 기울였어야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여기에 매진하라. 그래야 정부가, 우리 세대가 후손들에게 그나마 부끄럽다.

이상렬 뉴욕 특파원



[출처: 중앙일보] [글로벌 아이] ‘위안부문제, 젊은이들과 정부

 

 

[권석천의 시시각각] 녹색당의 거침없는 하이킥

실시간 트렌드 뉴스 순위 1616

[중앙일보] 입력 2016.01.12 01:01 수정 2016.01.12 01:16 | 종합 30 지면보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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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익숙한 무력감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 위안부 합의로 요동쳤던 한국 사회가 이번엔 북핵에 출렁이고 있다. 지난 주말을 착잡하게 박형철 검사의 사표 제출이었다. 잘나가던 공안 검사였던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 부팀장을 맡았다가 차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동료 시신 수습하려고 히말라야도 오르는데, 유능한 검사 하나 품고 가지 못하는 검사동일체원칙이었다.

 지난 토요일 저녁 서울 홍대입구역 부근 가톨릭청년회관에 들어섰다. ‘숨통이 트인다. 녹색 당신의 ’. 4 총선에 출마하는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5명이 책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1 황윤(43), 3 김주온(25), 5 신지예(26) 후보가 단상에 올랐다. 이들 여성 3인의 직업은 다큐 감독, 대학원생, 청년단체 대표였다.

 이번 총선에서 석이 확보되면 1 후보가 2 일한 사퇴하고 2 후보가 나머지 2년을 일하게 됩니다. 다른 후보들은 비서관이나 기사로 일하고요. 석이 확보되면 역시 2년씩….”

 무슨 얘기지? 그들은우린 (team)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녹색당이 대의원을 선거 대신 추첨으로 뽑는 것도 인물보다 팀이 중요해서다. ‘저는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만화송곳 대사는 매번 메시아를 갈망하면서도 매번 실패해 한국 정치에 그대로 적용된다. 나는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보다 그들의 팀이 궁금하다.

 후보들은 한마디씩 포부를 밝혔다. “가장 약자인 동물에 대한 배려가 당연시될 사람도 존중받을 있습니다. 동물권을 헌법에 명시하겠습니다.”( 후보) “ 기본소득 40만원 보장은 우리의 삶을 전환하는 계기가 겁니다. 기본소득이 상식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후보) “우리에겐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얻고 좋은 집에 사는 가지 루트밖에 없습니다. 보다 다양한 삶의 노선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후보)

 2부엔 영화와이키키 브라더스 임순례 감독과 김탁환 작가가 등장했다. 녹색당 당원인 사람은 책을 펴들고 각각 후보, 후보의 글귀를 낭독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동물 학대를 보며 제가 더욱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 유린에 대한 사회 전체의 무뎌짐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살처분과 방역을 낯익은 풍경으로 보고 있습니다.”( 후보) “저를 비롯한 몇몇 청년이 부흥주택의 주민이 것은 작년부터입니다함께 나눌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분리된 나만의 집에서 살지 않아도 방법을 찾으려 했습니다.”( 후보)

 후보들에게 질문 쪽지들이 전달됐다. ‘친구가 계속 자살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살아도 미래가 보인다는데…’. “요즘 청년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남을 돌보지 마라. 그러면 너도, 남도 살아남지 못한다 건데요. 그럴수록 서로를 돌봐야 합니다. 함께 답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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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은 2012 총선에서 0.48%, 2014 지방선거에서 0.84% 득표했다. 이번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3% 얻어야 국회에 교두보를 확보할 있다. 과연 현실의 벽을 넘어설 있을까. 이날(), 탈송전탑을 상징하는 탈을 쓰고 유세하자” “동물 발자국 투표도장을 만들어 캠페인을 벌이자 아이디어가 나왔다. “(걸그룹) 혜리의 알바당과 합당하자 말에 웃음이 터졌다.

 분명한 권력정치가 아닌 삶의 정치 외치는 이들의 도전이 무의미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어느덧 한국 정치가 잃어버린가치 논쟁 필요성을 확인시켜줄 것이란 사실이다. 이날 나의 무력감을 걷어낸 것은 신지예 후보가 전한 우화 토막이었다.

 밀림에 큰불이 나서 동물들이 달아나는 벌새 마리가 불을 끄려고 물을 머금고 오갔습니다. 코끼리가 물었답니다. 정도 물로 불을 있겠어? 벌새가 말했습니다. 나는 내가 있는 일을 뿐이야. 벌새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한국 사회를 바꿔나갈 때입니다.

권석천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권석천의 시시각각] 녹색당의 거침없는 하이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