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프로 징비록/신문읽어주는여자

[중앙시평] 안철수 시즌2, 이상과열 혹은 빅뱅의 시작

고미니스트 2016. 1. 15. 12:21

요약하자면 '개방성/응집력/반응성'이 안철수 시즌2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

굉장한 인사이트인 듯 하다.


*개방성: 정당이  인물,  아이디어에 문을 활짝 여는  것

*응집력: 시민들과의 직접교감, 그에 따른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개방형 리더와 지역구 이익, 재선의 목표, 정당 내부 권력(이들을 총칭하면 의원 기득권이 된다) 등의 현실적 이익에 충실한 프로 정치인들이 충돌하면서, 당내 결속이 양해지는 것

*반응성: 시민들의 염증, 그리고 정당들은 응답하라!” 시민들의 요구에 반응하는 것

 


(기사 일부 발췌)

. 짧게 말하자면 안철수 신당은 4 총선에서 상당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심각한 내분에 직면할 위험도 크다. 분열의 핵은 안철수 현상이 인기 있는 리더-기득권 정치인(국회의원)-변화를 원하는 지지자라는 불안한 삼단 구조 위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이다.  삼단 구조가 빚어내는 삼위 불일체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서 안철수 시즌2 대박 흥행으로 이어질 수도, 혹은 조기 종영으로 막을 내릴 수도 있다.

 일찍이 70년대 미국에서 거세게 불었던 정당 민주화 운동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정당개혁 과정에는 하나의 삼위 불일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있다. 화석화된 기성 정당들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을 기반으로 개혁을 추진할  정당들은 개방성, 시민들 기대에 호응하는 반응력, 정당 내부 응집력이라는  가지의 사활적 목표를 동시에 잡을 수는 없게 된다. 안철수 현상에 대입해 보자면 신당은 자신들만의 기득권 쟁탈전에 몰두하는 기성 정당들에 대한 시민들의 염증, 그리고 정당들은 응답하라!” 반응성의 요구 동력으로 삼아 질주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응답하기 위해 신당은  인물,  아이디어에 문을 활짝 여는 정당 개방을 추구하게 된다. 의심쩍은 낡은 인물들도 적지 않게 섞여 들지만 어쨌든 신당은  얼굴,  아이디어의 적극적인 흡수를 통해 기성 정당들과 구분되는 개방성을 장착하게 된다.

(중략)  

 문제는 개방성과 반응력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내부 응집력의 약화라는 치명적 대가가 따라붙는다는 점이다.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과의 직접교감, 그에 따른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개방형 리더와 지역구 이익, 재선의 목표, 정당 내부 권력(이들을 총칭하면 의원 기득권이 된다) 등의 현실적 이익에 충실한 프로 정치인들은 결국 충돌 수밖에 없다.

(중략)

 2016 5 여의도, 변화의 바람을 안고 20 국회에 들어서자마자, 안철수 의원은 당내에서 커다란 시험대에 서게  것이다. 안철수 현상을 등에 업고 국회에 진출한 수십 명의 소속 의원은 의원 자율성이라는 명분하에 제각각의 이익을 추구하는 프로 정치인으로 급격히 변모하게 된다. 이들이 빚어내는 신당 내부의 불협화음은 20 국회 초반 원내 정당들 간의 교착으로 이어질 것이다. 19 국회 양당제에서도 불안정하던 국회  정당  협상은 사실상의 3 체제하에서 더욱 난마처럼 얽혀들 것이다.
 정리하자면 표면적으로는 단지 안철수 신당의 집안 사정 정도로 보이는 당내 응집력 문제 여러 구조적 이슈가 두루 연결된 결정적 뇌관이다. 이것이 파열되면 개방형 정당은 맥없이 주저앉고 안철수 의원은 다시  홀로 서야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의원이 개방형 정당의 개방성, 응집력, 반응성이라는 삼위 불일체의 균형점을 찾아낸다면  순간 제도정치권 전체는 87 이후 최대의 빅뱅으로 빨려들  있다.

[출처: 중앙일보] [중앙시평] 안철수 시즌2, 이상과열 혹은 빅뱅의 시작

2016.01.15 00:25 

 훈 중앙대 교수·정치학